결혼지식/전통결혼풍습

예단 드리는 절차

홀기 2007. 4. 17. 16:54
예단이란 건 원래 결혼식이 끝나고 신부가 시댁에 들어갈 때
갖고 가는게 원칙이지만 요즘은 결혼식도 하기 전에 미리 예약을 갖다 주는데,
그것도 신부가 직접 갖다 줍니다만 이런 식으로 예단을 보내는 것 자체가
옛 전통혼례에는 없었던 풍습이기에 따로 정해진 절차란게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요즘 예단 추세가 그런 만큼 지금처럼 하되
평소 예비시댁을 드나들 때와는 다른 때인 만큼 어느정도 예의를 갖추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출발할 때
 
예단을 드리러 가기 전에 당연히 시댁에 언제쯤 몇 몇 시경에 갈 거라고 알려 주는게 좋습니다.
그래야만 예단을 받으실 시부모님들께서 옷이라도 제대로 갖춰 입고 기다릴 수가 있습니다.
먼저 한복을 입고 갈건지 양장을 입고 갈건지를 결정해야 되는데,
어른들은 며느리될 사람이 한북을 곱게 차려 입고 오면 당연히 좋아 할 겁니다.
하지만 굳이 한복을 입지 않아도 됩니다.
양장을 입을 경우엔 바지는 피하고 또 너무 틔는 옷은 좋지 않으니
무릅을 살짝 덥는 정도의 스커트차림으로서 좀 수수하고 단정한 차림이 좋을 겁니다.
짐이 있을 때는 신부가 직접 들고 가는 것보다는 오빠나 남동생 아니면
삼촌이나 외삼촌 등 좌우간 시댁쪽에서 볼 때 신부와 함께 차를 타고 다녀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혈육 남자를 동반하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만약에 혈육중에 함께 갈 마땅한 남자가 없을 경우에는 신랑이 도와 주는게 좋은데,
사실 시부모 입장에선 자기 아들이 결혼을 하기 전에 처가집에 불려 다니면서
예단을 들고 다니는 심부름 같은 걸 하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신부될 사람이 예단을 갖고 오는데 마중은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럼 마중을 어디까지 나가느냐? 뭐 나간 김에 신부 집까지 가는 거죠.
그게 그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신부쪽에서 불러서 가는 것과
자기 발로 가는 것은 다르잖아요? 좌우간 체면상 그렇게 하는 겁니다.
 
이제 시댁으로 갈 준비가 되었으면 집을 나서는데,
평소 외출할 때와는 다른 바 기왕이면 친정 부모님에게 잘 다녀 오겠습니다라고
신부가 절을 한번 하고 떠나면 좋겠습니다.
흐미 쑥쓰럽게 뭔 절까지??? 라고 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어차피
시댁에 가면 시부모에게 절을 한번 해야 할텐데 미리 연습 삼아서 친정 부모님에게
절 한번 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
더구나 요즘은 친정 부모에게 절을 하지 말아야 되는 자리인 폐백 드릴 때
친정 부모님에게 절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시는 분들도 계신데...
착한 신부라면 절을 할 겁니다. (이때 신랑은 절을 하면 안됩니다.)
왜냐? 공식적으론 신랑은 신부집에 오지 않은 걸로 해야 되니까요.
뭐 친정 부모님께 절하기 싫은 분은 그냥 가는 겁니다.
 
* 시댁에 도착하여
 
신부가 예단을 가지고 온다는데, 평소 때처럼 그냥 tv만 보고 있기에는 적당치가 않습니다.
tv에서 꼭 봐야할 연속극을 하드라도 나중에 재방송을 보기로 하고 좀 참아야 됩니다.
즉 tv는 꺼버리세요.

거실에서 받는다면 시부모님이 앉으실 자리에다 방석을 깔아 놓고
그 앞에다 교자상 하나 펴 놓고 깨끗한 식탁보 같은 걸 하나 깔아 놓습니다.
그리고 신부가 절할 위치에 방석을 하나 펴 놓으시면 됩니다.
시댁에서도 역시 신랑은 절을 할 상황이 아닌 바 아들이 앉을 방석은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신부가 예단을 갖고 도착하면 시부모님은 그냥 교자상 앞 방석에 앉아 계시면 됩니다.
남녀가 나란히 앉을 때 위치를 잘못 잡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신부가 절할 위치에서 볼 때 시어머니가 왼쪽,
시아버지가 오른쪽에 앉으셔야 됩니다.
즉 시아버지 앉으신 오른쪽에 시어머니가 앉으셔야 됩니다.
이거 위치 바뀌면 죽은 사람 위치(제사 지낼 때 지방모시는 위치)가 되니
주의를 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시부모님이 앉아 계신 교자상 위에다 먼저 예단 현물을 올려 놓고,
예단비 봉투는 따로 교자상위에 올려 놓되 신부 바로 앞쪽에다 놓습니다.
그렇게 한 후 시부모님께 큰 절을 한번 하시면 됩니다.
(이 때도 신랑은 신부와 함께 절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신부 혼자서 절을 하게 하고 신랑은 옆에 서 있으면 됩니다.
신부가 절을 한 후에 교자상 위 신부 바로 앞쪽에 놓아 두었던 예단봉투를
두손으로 공손히 부모님께 드리면 되는데, 이때 뭐라고 한마디 해야겠죠? 
'저희 부모님께서 전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라고만 하시면서 드리면 됩니다.
그리고는 뒷걸음으로 물러나 방석 뒷쪽에 서서 기다립니다.
시부모님이 앉으라고 하시면 앉되 방석위에 앉을 때는 
방석을 밟고 올라서서 털석 앉으면 안됩니다.
방석 앞에서 앉으면서 방석의 반쯤 무릎에 걸치는 식으로 앉으셔야 됩니다.

그런 후에는 시부모님이 먼저 예단봉투를 열어 봐야 되는데,
그냥 슬쩍 보는 걸로 해야지 신부가 보는 앞에서 돈(수표)을 꺼집어 내어 세어보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도록 사전에 신랑이 자기 부모에게 말씀을 드리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봉투를 꺼내 본 후에 현물 예단을 풀어 보고
예단에 대한 칭찬과 함께 사돈어른 내외분께서 많이 신경을 쓰셨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달라고 신부에게 말하는 걸 잊지 말아야 됩니다.
여기까지 하면 공식적인 세레모니는 따 끝난 겁니다.
신부를 계속 바닥에 꿇어 앉혀 놓는 것은 좋지 않으니 시부모께서 먼저 일어나
소파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부에게 이리로 와 편하게 않으라고 권해야 됩니다.
신부는 시부모께서 자리를 일으나시면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발딱 일어나야 됩니다.
어른이 자리에서 일어 서는데 아랫 사람이 가만히 앉아 있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요.
 
그렇게 소파에 앉으면, 그때부턴 평소 시댁을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셔도 됩니다.
 
만약에 안방에서 위와 같이 할 경우에는 거실에서 하는 때와 같지만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방을 드나들 때 시부님께 뒤를 보이면 안 됩니다.
방으로 들어갈 땐 앞으로 보고 가니까 상관이 없지만
방을 나설 땐 잘못하면 시부모에 뒤를 보일 수가 있는데,
어른에게 뒷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옆모습이나 앞모습을 보이도록
방을 나갈 때는 뒷 걸음으로 나가야 됩니다.
만약에 방문을 열거나 닫을 땐 문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짝 여닫아야 되며
문지방이 있을 땐 절대로 문지방을 발로 밟아선 안됩니다.

예단을 드린 후 시댁에 너무 오래 있으면 신부에겐 힘드니까
적당한 때에 신랑이 '이제 그만 가봐야지?'라고 슬쩍 신부가 갈 뜻을 비치는게 좋습니다.
그런 때 시댁에서 더 놀다 가라고 잡는다든지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단 드리는 날은 그냥 놀러 온게 아니고
결혼 절차중 한 의식을 치루기 위해서 왔기 때문입니다.
시댁을 나설 땐 또 다시 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시부모님께 간다는 인사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를 하시면 됩니다.
물론 다시 신랑이 신부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수고는 좀 해야겠죠.
만약에 예단 받는 날 신부에게 봉채비를 줄 생각이라면
절대로 받은 예단비중에서 일부를 꺼내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사전에 미리 수표로 준비하여 속지(단자)를 적어서 봉투에 넣어 준비해 뒀다가
나중에 신부가 돌아갈 때 '자 이건 봉채비다.'라고 하면서 건네주면 됩니다.
그리고 예단편지는 안보내도 결례가 아닌 바 보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꼭 뭔가 서신을 전해 드려야 한다면 신부의 어머니가
신랑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식으로 보내야만 옛격식(사돈지)에도 맞으며
그게 자연스런 형식이 될 것 같습니다.
예단이란 건 신부가 갖고 가긴 하지만 사실은 신부가 보내는게 아니고
신부의 부모가 신랑의 부모에게 보내는 예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