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전통결혼풍습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의 바른 위치는?

홀기 2007. 4. 17. 16:46
요즘 우리나라의 결혼식은 대부분 서양식 결혼식으로 치뤄집니다.
그런데 결혼식장에 가서 신랑 신부의 위치를 보면 수시로 바뀌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처음 신부가 입장을 할 때는 신부가 아버지의 왼쪽에 서서
오른손을 아버지의 외팔을 잡고 입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입장을 한 후 주례앞에 설 때는 신부가 신랑의 오른쪽에 위치합니다.
하객쪽에서 볼 때 신부는 오른쪽 신랑은 왼쪽에 서있게 됩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신부행진을 할 때는
신랑의 왼쪽에 신부가 위치하게 되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과거 부부가 함께 나란히 팔짱을 끼고 가는 경우란 없었기에
남녀가 함께 걸어 갈 때 어느쪽에 위치를 하느냐는 구분은 없습니다.
단지 회갑연 등 실내에서 남녀가 나란히 자리를 할 경우에는
남자의 어느쪽에 여자가 위치하는냐는 구분이라기 보다는
음양오행설에 따른 남녀의 방향에 맞춰서 위치하게 됩니다.
실제의 방향이 어느쪽이든 상관없이 상석(병풍을 친곳)을 북쪽으로 보고
남자는 양(+)이니까 양의 방향인 동쪽에 위치하고
여자는 음(-)이니까 음의 방향인 서쪽에 위치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부가 나란히 하객을 보고 앉아 있을 때는
하객쪽에서 볼 때 정면은 북쪽으로 가정하고 오른쪽(동쪽)에 남자가 앉고
왼쪽(서쪽)엔 여자가 앉게 됩니다.
물론 회갑연이 아닌 폐백을 받을 때도 역시 같은 위치입니다.
 
하지만 요즘 결혼식장의 폐백실에서 보면
남녀의 위치를 반대로 앉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이는 우리네 전통의식에 비추면 죽은 사람의 위치가 됩니다.
즉 죽은 사람을 모시는 지방을 모실 때는 살아 있을 때의 위치와는
반대로 잡기 때문에 남자의 지방은 서쪽, 여자의 지방은 동쪽에 모시는 겁니다.
 
우리네 전통혼례의식중 하나인 폐백식에서 왜 이렇게
남녀의 위치를 반대로 잡는지 그 원인을 짐작컨데, 아마도
결혼식장에서 신랑신부의 위치를 생각하여 그와 맞추는게 바른 위치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결혼식장에서 신랑신부의 위치는
서양인들과도 틀리면 우리네 전통남녀위치에도 어긋난 잘못된 위치입니다.
 
왜냐면 서양인들의 결혼식중 가장 격식을 따져서 올리는 결혼식이라면
당연히 서양의 왕실의 결혼식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영국왕실의 찰스황태자가 카밀라파커볼러스란 과부와 재혼을 했는데,
그때 신랑 신부입장시 신랑(찰스황태자)과 신부(카밀라)가 나란히 입장을 했습니다.
물론 입장할 때 신부가 신랑의 왼쪽에 서서 신랑의 왼팔을 잡고 입장을 했습니다.
그렇게 입장하여 주례앞에 서 있을 때도 역시 입장할 때의 위치 그대로
하객쪽에서 볼 때 신부가 왼쪽, 신랑이 오른쪽이었습니다.
요즘 우리네 결혼식장에서의 신랑신부의 위치와는 정반대였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퇴장을 할 때도 역시 신부가 신랑의 왼쪽에서
서서 신랑의 왼팔을 잡고 퇴장을 했었습니다.
 
따라서 서양식 결혼식장에서 신부의 위치는 항상 신랑의 왼쪽이며
신랑은 신부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것이 맞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결혼식에서의 신랑신부 위치는 잘못된 것입니다.
언제부터 왜 그렇게 위치를 잘못 잡게된지는 알 수가 없으나
초기에 그런 서양식 관습을 잘모르는 분이 결혼식을 올릴 때
남녀의 위치를 잘못 잡게 되었는데도 그걸 보고
그 후에도 계속 그대로 따라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서양인들도 가끔 신랑 신부의 위치를 반대로 틀리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랑 신부의 위치가 틀렸다고 해서 그 결혼식이 무효가 되는 건 아니니
크게 신경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는 어느 서양인들의 결혼식장면입니다.
주례자(성직자)를 가운데 두고 신부가 왼쪽, 신랑이 오른쪽에 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