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전통결혼풍습

예단용 반상기에 팥, 찹쌀을 넣는 요령.

홀기 2007. 4. 17. 16:42
결혼과정에서 함을 보내거나 예단을 보낼 때
'청홍겹보(청색과 홍색이 겹쳐진 보자기)'로 싸는가 하면
함안에 들어가는 '청홍사'나 '비단옷감'등의 색상에서
'청색'과 '홍색'이 쓰이는 등 '청색'과 '홍색'이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혼례에서 '청색'과 '홍색'이 함께 쓰이는 이유는
바로 '음양의 조화'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음양의 조화'란 곧 '남녀(부부)화합'을 뜻합니다.
그런데 '청색'과 '홍(적)색'중 어느쪽이 '남자(양)'를 뜻하고
어느쪽이 '여자(음)'를 뜻하는지를 잘 알지를 못하여
어떤 색을 이용해야 할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처럼 '청색'과 '적색'을 '음양의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것은
'음양오행사상'에 따르는 것인데,
'음양'의 상징중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대표적인 것은
태극기 가운데 그려진 '태극문양'입니다.
태극문양의 윗쪽은 '적색', 아랫쪽은 '청색'인 것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데, 바로 그 태극문양이
'음양'을 상징하는 문양입니다.
음양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에서 각각의 색은 무얼 상징하는가?

* 적색 : 양(陽, +), 위(상), 존귀, 왼쪽.
* 청색 : 음(陰, -), 아래(하), 희망, 오른쪽.

위의 두색의 상징을 보면 어느쪽이 남자이고 어느쪽이 여자인지 알겁니다.
물론 '적색이 여자'라고 주장하시고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애석하게도 '남자의 색 = 적(홍)색', '여자의 색 = 청색'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죠?
색상을 선호하는 걸로 봐선 '남자=청색', '여자=적색'일 것 같은데...
완전히 반대인 걸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럼 왜 함이나 예단같은 걸 보낼 때,
남자쪽에서 여자쪽으로 보내는 것(함)은 적색이 보이게끔 싸고
여자쪽에서 남자쪽으로 보내는 것(예단)은 청색이 보이게끔 싸느냐?
그건 받는 쪽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고 보낸 쪽이
어느 쪽이냐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적(빨강)색으로 포장된 것은 남자가 보낸 것이고...
청(파랑)색으로 포장된 것은 여자가 보낸 것임을 말하는 겁니다.

그럼 앞에서 언급을 했듯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여자들은 빨강색 계통을 좋아하고
남자들은 파랑색 계통을 좋아하는데... 그런 취향과는 달리
왜 거꾸로 상징색은 정반대가 되느냐?
자석의 성질을 보면 같은 극끼리는 서로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잡아 당기는 걸 보면 아주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여자는 같은 여자(청색)보다는 남자(적색)를 좋아하는게 당연하잖아요?
여자가 남자보다 같은 여자를 더 좋아한다면
그건 일반적으로 정상이 아니라고 여깁니다.

이상과 같이 여자의 상징색은 '청색', 남자의 상징색은 '적색'입니다.
그럼 여기서 예단으로 보내는 반상기안에 넣는
팥과 찹쌀을 어떤 색갈의 주머니안에 넣어야 되는지는 결정해야 되는데,
어떤 것을 시아버지 밥그릇에 담고, 시어머니 밥그릇에 담는 것인지만
알면 어떤 색갈의 주머니에 넣어야 하는지는 저절로 결정이 됩니다.
밥그릇에다가 팥과 찹쌀을 넣는 의미에 대해선
이미 여러번 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만...
다시 한번 설명을 드린다면...
'팥'은 붉은색으로서 '벽사(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의 의미로 넣으며,
'찹쌀'은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인데...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니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잔소리를 좀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일부에선 '찹쌀'의 접착성을 생각하여 '부부금실'을
좋게 하는 의미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물론 그런 의미로 찹쌀을 넣는 경우가 있긴 있습니다.
요즘은 아무도 사용 한하겠지만 옛날 신부의 혼수품중에는
반드시 요강(소변기)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요강안에다가 찹쌀을 넣었는데,
그 경우에는 바로 신혼부부의 '부부금실'을 좋게 위함입니다만
시어머니 밥그릇에 찹쌀을 넣은 의미는 시부모의 금실을 좋게 함이 아니고
위에서 설명한 바와 시어머니 잔소리 좀 줄이자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팥'과 '찹쌀'의 색갈만 봐도 누구용이란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밭의 붉은 색은 동쪽을 뜻하며 곧 남자용'이며,
'찹쌀의 흰색은 서쪽을 뜻하며 바로 여자용'입니다.
음양오행설에선 남녀의 위치도 정해 지는데 남자는 반드시 동쪽(오른쪽),
여자는 서쪽(왼쪽)에 위치를 합니다.
살아 있을 때는 그렇게 위치를 하지만 죽으면 반대로 위치합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부부의 '위패(지방)'을 모실 때는
부인의 위패는 오른쪽, 남편의 위패는 왼쪽에 모시게 되는 겁니다.
요즘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폐백을 올리는 현구고례를 하게 되는데,
그때 절을 받으시는 부모님의 위치가 거의 대부분
돌아가신 분의 위패를 모실 때와 같이 시아버지는 왼쪽,
시어머니는 오른쪽에 앉으시게 해 놓고선 절을 드리더군요...
나중에 신랑신부가 사진을 찍을 때도 역시 똑같이 '죽은 사람의 위치'로
사진을 찍는 것을 볼 때마다 위치가 잘못되었다고
폐백도우미(수모)에게 일러 주지만 절대로 안고치더군요.
산 사람을 죽은 사람의 위치로 앉혀 놓고는 좋아라고 절을 하고
웃고, 사진박고 하는 걸 보면 ... 기분이 별로 ~

좌우간 예단용 반상기에 팥과 찹쌀을 넣을 때는
'팥'은 '적(홍)색 주머니'에 넣어서 시아버지 밥그릇에 넣고,
'찹쌀'은 '청색 주머니'에 넣어서 시어머니 밥그릇에 넣으시면 됩니다.
여기서 어떤게 시아버지 밥그릇이고, 시어머니 밥그릇이냐?
우리네 조상들은 음양오행설에 따라서 남녀의 밥그릇 모양도 달리 했습니다.
요즘 반상기에선 제대로 구분을 해서 만드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남자용 밥그릇의 원형은 아래 위가 좁으며 가운데가 볼록하게 생긴
항아리 모양과 비슷한 형태로 생겼으며 '주발'이라고 하며,
여자용 밥그릇은 아래가 넓고 위가 약간 좁으며 납작하게 생긴
즉 요즘 대부분의 대중식당에서 사용하는 밥그릇 모양으로서
'바리'라고 하는 겁니다.
대충 위와 비슷하게 생긴 것을 따져 봐서 시아버지 밥그릇엔 팥을 넣고
시어머니 밥그릇엔 찹쌀을 넣으시면 됩니다.

그걸 뒤바꿔 넣으면 어떻게 될까?
뭐 어차피 위와 같은 의미는 사실 근거없는 미신일 뿐입니다.
따라서 뒤바꾸서 넣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아예 그딴거 넣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신을 믿는 분이라면 뒤바꿔 넣었다간...
차라리 안넣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