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시'자만 나오면 골치가 아픈 이유.

홀기 2007. 4. 17. 16:41
아직 시집을 갈 때가 먼 처녀들은 상관이 없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이나 결혼을 한 기혼여성의 경우에는
'시'자가 예사로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시집', '시어머니', '시누이', '시아버지', '시동생'...
좌우간 '시'자가 붙는 단어나 대상은 생각만 해도
몸과 정신이 함께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일 겁니다.
즉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돌핀 분비가 감소하고 대신
아드레날린 분비가 증가하여 심장의 박동은 빨라지고
모세혈관이 수축하므로서 혈압이 상승하는 상태,
즉 온몸이 '경계경보' 태세에 돌입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가 시댁식구라도 들이 닥치는 상황이 되면 그때부턴
'경계경보'가 바로 전투태세인 '적색경보'로 전환이 되는 겁니다.
시댁식구가 가도 비록 '적색경보'는 해제가 되지만
한참동안은 '경계경보'인 상태가 유지됩니다.
그러던중 친정엄마가 전화라도 해 준다면 그때부턴
완전히 '경계경보'도 해제가 되고 아드레날린 분비는 급속히 줄고
대신 엔돌핀 분비가 증가되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아주 오래 전에 모 제약회사의 진통제(두통약) tv광고중에서
웬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앞집 여자를 만난 이웃 여자가
'시댁식구들 다 갔수?'라고 묻는 대화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즉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며 인상을 찌푸리던 여자의
얼굴이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변한 걸 보면서 하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상황설명을 안해도 시댁식구들이 찾아와서
머리가 아팟지만 시댁식구들이 떠나니까 두통이 싹 가시듯이
그 제약회사의 두통약을 먹으면 두통이 말끔히 가신다는 의미를
'시댁식구'의 방문상황에 비유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한 광고내용입니다.
과연 그 광고에서처럼 시댁식구들이 찾아 오면 두통이 생길까?
아마도 그런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두통까진 생기지 않지만 시댁식구를 만나면 평상시와는
다른 기분이 될 것은 틀림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도대체가 여자들을 괴롭게 만드는 '시'자가 뭐길래?
우선 '시'자가 뜻하는 건 뭘까? 
그 어원을 연구한 분이 두 분이 계신데...
두 분이 주장하는 '시'자의 어원이 좀 다릅니다.
한 분의 경우는 '새롭다'는 뜻인 '새(新)'의 옛 표기인 '?'자가
'시'자로 변화된 것인데, 즉 '?집->시집', '?어머니->시어머니'식으로
변화된 말이라고 주장을 하시는 바, 곧 '시집'이란
'새집'이며, '시어머니'는 '새어머니'란 뜻이라고 합니다.
다른 분의 주장은 '시'는 '둘', '더하다'란 뜻인데,
'시루떡=두개의 층을 이룬 떡', '시골=두개의 골짜기',
'시렁=두개의 긴막대기를 걸쳐 만든 선반',
'시뻘겋다=빨간색이 두배로 진하다'란 말에서 처럼
'시댁'은 '두번째 집'이란 뜻이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주장중 어느 쪽이 진짜이든 의미는 큰 차이가 아닌 듯 합니다.
즉 '시집'이 '새집'이든 '두번째집'이든
원래 살던 내집(친정)이 아니란 뜻은 분명히 포함되어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시'자를 한자로 표기하면 '媤'가 되는데,
'媤'자란 한자는 원래 중국에서 생긴 한자는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만든 순 한국제 한자라는군요.
사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는 모두 중국에서
만든 글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媤'자 역시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한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자란 것은 단순히 음을 표기하는 것은 아니고 글자마다
반드시 '뜻'이 포함되어 있는데, '媤'자의 뜻을 따져 보려면
우선 글자의 구조를 따져 봐야 하는데,
'女(여자) + 田(정신) + 心(마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를 풀이하면 '여자의 정신과 마음'이란 뜻입니다.
'시집'은 '여자의 정신과 마음이 머무는 집'이란 뜻이 됩니다.
'시집식구'는 '여자가 정신과 마음을 둬야 하는 식구'입니다.

'정신'은 머리에서 우러 나오는 것이고,
'마음'은 가슴에서 우러 나오는 것입니다.
즉 '시'자는 '여자의 머리와 가슴을 자극하는 글자'입니다.
그러니깐 '시'자만 접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누가 만든 글자인지는 모르지만, 기가 막히게 잘 만든 글자입니다.
그 글자를 만든 사람은 분명 남자일 것 같은데...
시집간 여자들의 마음을 아주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서양사람들은 '시'자를 어떻게 표현할까?
사전을 좀 뒤져 봤더니만 서양인들 답게
우리나라처럼 오묘한(?) 뜻은 포함되어 있지 않더군요.
'시댁'을 'husband's home'이라고 하네요.
직역을 하면 '남편의 집'인데, 요즘 신부들의 버전으로 한다면
'오빠네 집'이고, '오빠네 집'은 곧 '우리 집'이니깐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오빠네 엄마(husband's mother)'는 '우리 엄마'이고,
'오빠네 아빠(husband's father)'는 곧 '우리 아빠'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미국 신부들은 시집이나 시댁식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이도 되는가 봅니다.

하지만 'husband's mother', 'husband's father'란 말은
우리식으로 말한다면 '오빠네 엄마, 아빠'란 뜻으로 쓰이는 일반명칭이고,
진짜론 '시어머니'를 'mother in law'
'시아버지'는 'father in law'라고 한다는데...
직역을 하면 '법적인 엄마(아빠)'가 됩니다.
'장인, 장모'도 역시 'father in law', 'mother in law'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신랑쪽에서나 신부쪽에서 상대방 부모를
호칭하는 법은 공평하게 똑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문제가 발생이 되는데...
'법적(in law)'이란 단어에서 여자들은 별로 반응을 못 느끼지만
남자들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남자든 미국남자든
'법적으로 ~'란 단어에 대해선 상당히 예민하거든요.
서로 말다툼을 하다가도 막판에 '법적으로 합시다'고 나오면
그건 마치 상대방에 대한 최후통첩이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법적'이란 단어에 대해선
겁낼 사람이 없으며, 별로 마음에 와닿는 말이 못됩니다.
따라서 미국에선 똑같이 'mother in law'란 호칭에 대해서
여자들의 경우에는 뒤에 붙은 'in law'는 없는거나 마찬가지로 여기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오히려 앞에 붙은 mother보다는
뒤에 붙은 'in law'란 단어에 바짝 긴장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선 '법=경찰=총=죽음', 또는
'법=변호사=엄청난 비용=알거지'란 등식이 성립이 됩니다.
즉 미국에선 법을 어기면 '죽음' 아니면 '알거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바 법을 엄청 무서버 한답니다.
미국인들이 대체로 한국인들보다 교통법규를 잘 지킨다고 하는데
알고보면 준법정신이 더 좋아서라기 보단 그 결과를 무서워서랍니다.

그래서 미국남자들은 '법(law)'자가 붙은 '장인, 장모'를 무서워 한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장인, 장모들이 사위를 엄청 구박을 한답니다.
그런 면은 미국 tv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 며느리들은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들은 '법'을 별로 무서워 하지 않는 편인데...
그건 뭐 애시당초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타고 났다는군요.
좌우간 미국과 우리나라가 완전히 상황이 거꾸로 된 것은...
이건 순전히 명칭을 잘못 정한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식으로 '시집'을 '법집',
'시어머니'를 '법어머니'식으로 '시'자를 몽땅 '법'자로
바꿔 버리면 여자들이 스트레스를 안 받을 겁니다.
그리고 '장인, 장모'를 미국식으로 '법인, 법모'라고 바꾸면?
물론 우리나라 남자들은 미국남자들처럼 법을 그렇게 무서워하진 않지만
그래도 '법'이란 글자에 대해선 적지않게 스트레스를 받을 겁니다.
그렇게 해도 미국에서처럼 그렇게 효과적이 못될 뿐만 아니라
만에 하나 미국에서처럼 장인 장모로부터 구박을 받게되면
그 분풀이를 곧 바로 그 분들의 딸에게 할 것이 자명한 사실일테니깐
그건 그냥 '장인, 장모'로 그대로 두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