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왜 시집갈 때 칼을 가져가면 안된다고 할까?

홀기 2007. 4. 17. 16:20

오늘이 12월 21일, 팥죽을 쑤어먹는 동짓날입니다.
근데 왜 하필이면 동짓날 팟죽을 쑤어 먹을까요?
동짓날은 1년중 낮이 가장 짧은 날이며,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서양귀신 드라큐라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온갖 귀신들도
주로 밤에 활동을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귀신들이 가장 활동을 많이 하는 날이 바로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짓날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동짓날 밤이 시작되기 전 저녁에 팥죽을 쑤어서
그릇에 담아 광이며, 장독대, 대청마루 선반위 등에 올려 놓기도 하고
대문간이나 변소간 담장밑 집안 곳곳 즉 귀신이 드나들만한 곳에다 뿌림으로서
악귀를 쫓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왜 팥죽이냐? 팥은 붉은 색입니다.
우리네 조상들은 귀신은 피색인 붉은 색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귀신을 막는 부적도 붉은 색으로 그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귀신이 싫어하는 색인 붉은 팥죽을 쑤어서
귀신을 쫓아 버리려는 의도에서 동짓날 팟죽을
쑤어 먹었던 것입니다.
팟죽에는 찹쌀로 새알을 넣어 먹었는데 팥죽에 새알을 넣는 것은
'알에서 조상이 태어났다.'는 '난생설화'의 알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태양신 숭배의 '태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좌우간 그게 알이든 태양이든 팥죽과 함께 새알을 먹었습니다.
팥죽을 먹음으로서 몸속에 있는 악귀를 몰아 내고
새알을 먹음으로서 새로운 기운이 생긴다고 생각한 겁니다.

팥죽을 쑤어 새알을 넣어서 먹게 된 이유야 어떻든
팥죽은 우선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음식입니다.
팥은 이뇨작용이 있어서 몸안의 불순물을 배출시키며
비타민 B1이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흡수력을 높이며 특히
지방질을 그대로 체내에 축적되지 않도록 하며 사포닌,섬유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다이어트에 아주 좋은 식품입니다.
팥은 찬 기운이 강한 음성인데 비해 찹쌀은 그 반대인 양성이라는데,
그래서 팥과 찹쌀은 아주 음양의 궁합이 잘 맞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맞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부부간의 궁합이 정월 보름에 해먹는 팥이 든 찰밥과
동짓날 해먹는 새알든 팥죽처럼 찰떡궁합이며 더 없이 좋을 겁니다.
모두들 그렇게 바라고 남녀의 사주팔자로 두 사람의
궁합을 보고서 그 결혼을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하게 됩니다.
둘이서 아무리 좋다고 해도 궁합이 맞지 않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런데 '칼'이나 '가위'는 무엇을 베거나 자를 때 쓰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딸을 시집보내는 어머니들은 칼이나 가위같은
'부부금슬'을 자를만한 것들은 딸의 혼수로 해주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여자가 시집을 가서 살림을 하지면 칼이나 가위는
꼭 필요한 물건인데 그게 없으면 어떻게 하남????
뭐 이빨이나 손톱이 좋은 신부님들은 굳이 칼이나 가위 없이도
아무거나 잘 자를 겁니다.
고깃국 끓일 때 고기는 슈퍼에서 이미 짤아 왔을 테고
무우나 파같은 것만 잘라 넣으면 되는데 그 정도는 대충
이빨로 쓱쓱 베어 넣어서 끓여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신혼초에 신부가 이빨로 무우 짤라넣고 국끓였다고
안먹을 신랑있다면 나와 보라고 해보세요.
그런 분 나오긴 커녕 당장에 낼부텀 자기 색시한테도
'자기야 무우 썰 때 칼로 썰지말고 이빨로 썰면 안될까???'
이런 분이 나올지도 모를 겁니다. ^ ^

여기까진 그냥 농담이고...
칼이나 가위 필요한 겁니다.
그걸 그럼 누가 사주느냐? 주로 시어머니가 사?다 이겁니다.
시어머니 입장은요 원래부터 아들부부가 금슬이 너무 좋은 건...
글쎄요??? 별로 바라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칼같은 거, 가위 같은 거 그딴 거 막사다 줘도 됩니다.
하지만 적당히 해야지 진짜로 부부금슬이 깨지면 손해거던요.
그래서 사다주긴 사다주되 적당히 부부금슬을 좋게할 필욘 있다 이겁니다.
그래~서 칼에다가 '청실 홍실'을 감아서 준다 이겁니다.
청실홍실이란게 부부금슬의 상징이거던요...
청실은 신랑, 홍실은 신부 두 실을 배배 꼬으면???
그래서 부부금슬이 좋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 다 근거없는 헛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런게 진짜라면 옆짚에 새로 결혼한 신혼부부가
너무 금슬이 좋아서 그집에서 풍겨오는 깨소금 냄새 때문에
생활이 지장이 있다고 생각되시는 분들께서
아주 간단하게 그집에 칼을 하나 사다 줘버리면 되는 겁니다.
그것도 기왕이면 아주 잘 드는 걸로 '쌍둥이표'로...
그리고 가정 법원에선 청실홍실을 잔뜩 준비해 뒀다간
이혼재판하러 오는 부부들이 오면 전부다 청실홍실로
두 사람을 칭칭감아 버리면 저절로 이혼소송 취하할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굳이 월급 많이 받는 판사도 필요가 없지요.
그냥 알바생 하나 데려다 놓고 이혼하러 부부들 오는 족족
청실홍실 감아 주게 하면 되니깐요.
그것도 아주 질긴 나일론 실로...

따라서 칼 사주면 부부금슬 해친다는 것도 근거없으며
청실홍실이 부부금슬 좋게 한다는 것도 근거없습니다.
저 윗쪽에서 팥죽 얘기하면서 팥죽을 장독대나
대청마루 시렁위 같은 곳에 둔다고 했는데요.
그럿 곳들이 대부분 알고 보면 집안에선 시원한 곳들입니다.
옛날에 냉장고란게 없었던 시절에 잔뜩 팥죽을 많이 쑤어서
그걸 그냥 부억에 두면 금방 쉬어 버리게 됩니다.
특히 팥이 다른 곡물에 비해서 잘 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추운 날씨인 동짓달에도 팥죽을 실내에 두면 쉬게 됩니다.
큰 그릇 하나에 담아 놓기 보다는 작은 그릇 여러 개에다
담아서 장독대나 시렁위 광같은 시원한 곳에다 두면 잘 쉬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거지 악귀나 귀신 쫓는다는 건 근거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인들은 이래저래 생활에서 '이러면 안좋다더라'는
'금기사항'이 무지 많습니다. 그런 거 일일이
따지다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당장에 결혼과 관련된 금기사항을 한번 들어 볼까요?

-신랑 신부 및 그 가족들은 상가집에 가면 안된다.
-상주는 결혼식장에 가면 안된다.
-시집갈 날을 받아 놓고 상여(영구차)를 보면 안된다.
-결혼날짜를 잡은 신랑 신부는 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 안된다.
-결혼을 하고 곧 남의 결혼식에 가면 안된다.
-결혼 첫날 밤에 촛불을 불어 끄면 안된다.
-시집온 후 3일동안은 부엌 출입을 하면 안된다.
-결혼식하고 돌아오는 신부를 마중 나가면 안된다.
-궁합이 맞지 않는 남녀는 결혼을 하면 안된다.

위의 것외에도 임신했을 때 지켜야 할 금기사항,
아이를 낳았을 때 지켜야 할 금기사항,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할 때 지켜야 할 금기사항,
바깥출입을 할 때 지켜야 할 금기사항,
나중에 아들 딸 출가시킬 때 지켜야 할 금기사항....
아마도 평생동안 지켜야 할 금기사항이 수백가지도 넘을 겁니다.
맨날 운전하고 다니면서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하는
교통법규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또 못 지키는 판인데...
지키지 않아도 전혀 법에 위반되거나 벌급낼 일도 없는
갖가지 금기사항을 어떻게 알아 내서 지키겠습니까?
그런 것들 떨쳐 버릴 수 있는 분들이 진짜
신세대 신부란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