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장가간다. 시집간다.'는 말 알고보니 여자들 자존심 무지 상하네요.

홀기 2007. 4. 17. 16:18

처녀 총각이 만나서 서로 눈이 맞아서
따로따로 사느니 함께 한집에서 한이불 덮고 자고
아들딸 낳으면서 검은 머리가 백발이 되도록 평생을
함께 살 수 있도록 자기네끼리만 아니라
양쪽의 가족은 물론 법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것을
'결혼' 또는 '혼인'이라고 어려운 한자말로 하기도 하지만
이를 좀 쉽게 얘길 하자면 '장가가고 시집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흔히 우리가 '시집간다.', '장가간다'란
말을 잘 써 먹긴 하는데 도대체가 '시집'은 뭘 뜻하고
'장가'란 뭘 뜻하는건지 좀 궁금하더라 이겁니다.
남들은 전혀 안궁금한데 괜히 나만 궁금한가???
죄우지간에 기왕 생각난 김에 '시집', '장가'의 뜻이 뭔지
좀 알아 봤더니만 그기서도 약간 여자분들의
자존심을 팍 건드리는 낌새가 있더군요.

일단 남자가 아내를 맞아 드리는 것을
'장가간다.' 또는 '장가든다'고 하는데...
도대체 '장가'가 뭐시냐?
저는 그게 '아내의 집'인 '처가'란 뜻과 같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그게 아니고 '장인의 집'이란 뜻이더군요...
아내의 아버지를 '장인(丈人)'이라고 하는데,
'丈人'에서 '丈(장)'자는 '어른'이란 뜻입니다.
'노인장', '춘부장', '대장부'라고 할 때의 '장'자와
같은 '장'인데, 단순히 나이많은 사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존경의 대상인 남자어른'인 '어르신'과 같은 뜻인 것 같습니다.
아내의 아버지를 '장인'이라고 하는 것은
'어르신'이라고 하는 바 아주 적절한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부를 때는 '어른'을 또 붙여서 '장인어른'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욱 예를 다하는 호칭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왜 '장인의 딸을 아내로 맞으면서'
'장인의 집에 간다'고 했을까?

그럼 '여자가 남편을 맞이하는 것'을 뜻하는
'시집간다.'에서 '시집'은 뭔 뜻일까?
분명 '시집'에서 '집'은 그냥 순 우리말인 집일테고...
'시'자는 한자말이 분명할 것 같아서 한자사전에서 찾아보니
'시집 시(媤)'자로 나와 있더군요...
그럼 '시집'이란 무슨 뜻인가?
그건 '남편의 집'이란 뜻이라는군요.
'시어머니=남편의 어머니', '시누이=남편의 누이'...
따라서 '시집간다'는 뜻은 '남편집에 간다'는 뜻이 됩니다.

남녀가 만나서 한쌍의 부부가 되는 걸 두고서
남자쪽에선 '장인집에(장가) 간다.'고 하고
여자쪽에선 '남편집에(시집) 간다.'고 표현을 달리 하는데,
결국은 우리네 옛 조상님네들은 남녀가 부부가 되는 것을
'남자가 장인집에 가서 그의 딸을 내 집으로 데려온다'고
생각했다는 것으로 증명이 됩니다.
여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무지 기분이 꿀꿀하지요?
옛날 조상님네들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모르지만
아직도 여자가 시집을 가면 지금까지
호적상에 엄마 아빠(딸들의 부모호칭 버전)의 이름 아래쪽에 당당히
그 분들의 딸로서 이름이 올라 있다가 '혼인신고(결혼신고가 아님)'를
하게 되면 그기서 이름을 쏙 빼버리곤 '남편의 호적'에다가
떡하니 '누구누구의 처'라고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겁니다.
그때부턴 법적으로는 '아빠의 딸'이 아닌
'누구누구의 처'의 신분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이거보면 기분이 더 꿀꿀해 질 겁니다.

결국은 이런 것들이 모두 '남성우월사상'에서
생겨난 것들이긴 합니다만
요즘 '여권신장' 또는 '남녀평등' 차원에서
여러 여성단체에서 '호주제를 없애자'를 위시하여
직장이나 사회 전반에서 여성들의 차별대우에 대해
끊임없이 항의하고 개선을 추진하는 걸로 압니다.
어떤 자존심이 강하신 여자 분들은 아예
자신의 이름을 정하는데 있어서도
엄마 아빠가 날 나으실 때 고생은 엄마가 훨 많이 했는데
기껏 낳고 나니까 이름앞에다 달랑 아빠의 성만
붙이는 것은 남녀평등에 어긋한다고 생각하여
아빠성과 엄마성를 함께 붙여서 쓰는 분도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빠성은 '김'이 엄마성은 '이'이며
자기 이름이 '미자'라면 '김이미자'식으로
아빠성과 엄마성을 나란히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엄마의 성이라고 알고 있는 '이'가
원래 여자(엄마)의 성이 아니고 엄마의
아버지인 남자의 성이란 말씀입니다.
애시당초 성이란게 생겨날 때부터 남자차지가 되어 버려서
여자의 성을 따로 만들지 않는 한
조상들의 성중에는 여자성은 찾을 수가 없을 겁니다.

혹시 외국엔 잊지 않을까? 해서
외국엔 어떤지 알아 봤더만 외국에선 아예
여자가 시집을 가게 되면 성조차 남편 걸로 바꾼데요.
그나마 비록 아빠의 성이긴 하지만 처녀 때의 성을
시집가면서도 그대로 지니고 가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아직까진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나마 그런 점에선 '대한의 딸'임에 약간 긍지를 느낄 것입니다.
혹시?? 여자왕은 남편을 데릴사위로 데려가는셈인데
여자왕은 틀림없이 자기의 성을 갖고 있을 것이다고 짐작하고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의 성이 뭔지 알아 봤더니만
얼래~ 영국의 왕은 성이 없다네요????
성인 없다기 보담 남자왕은 KING, 여왕은 QUEEN이라는데
영국의 왕들은 KING이나 QUEEN이 곧 성인 셈이랍니다.
영국왕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이웃나라 일본왕들도
성이 따로 없다네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여자들도 성을 따로 만들자'고
들고 나왔다간 그나마 시집을 가서도 처녀 때의 성을
그대로 갖고 있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잘못하다간 그나마 외국처럼 시집가면 성마저
남편의 성으로 갈아 치워야 한다고 할지도 모르니깐
일단 그 문제는 당분간은 접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거 뭔 얘기하다가 '여자의 성'이 나왔지???
아차 '장가간다'는 얘기였지...
좌우간 '(여자가)시집간다'는 말에 대별되는 말로서
남자들에게 써먹는 말인 '장가간다'는 말 대신에
써먹을만한 적당한 말이 무엇일까?
'시집간다'는 말이 '남편의 집에 간다'는 말인 바
'아내의 집에 간다'는 말을 간단하게 하면???
'처가(아내의 집)간다'
그런데 이 말은 벌써 오래 전부터 써먹는 말이거던요.
아내의 집을 '처가'라고 하며
'처가에 간다'는 뜻은 '아내의 집에 간다'는 뜻입니다.
현재 그 말의 뜻은 '장가간다'는 말과는 좀 다른 뜻으로 쓰이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장가간다'는 말과 바꿔치기할만한
말이 생각이 안나는군요...
기분이 좀 뭐하지만 그대로 계속 써먹어야 할지...
아님 아예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지???

좌우지간 '장가간다'는 말은
'장인될 사람 집에 가서 딸을 내 집으로 데려온다.'는 뜻이고
'시집간다'는 뜻은
'남편될 사람의 집으로 (살러) 간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