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청첩장에서 '군'과 '양'을 빼야 하는 이유.

홀기 2007. 4. 17. 16:17
거의 대부분의 예비 신부들께서 청첩장의 디자인이나
제작비에 대해선 상당히 신경을 쓰시는 듯 한데
정작 내용에 대해선 별로 신경을 쓰시지 않은 듯 합니다만
제가 그동안에 받아본 청첩장 내용에서나
본 웨딩프랜드의 협력업체(청첩장 전문업체)의 홈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는 예문에서도 잘못 표현된 부분이 있는 걸 봤습니다.
청첩장 내용은 초청하는 사람이 누가 주체가 되느냐에 따라서
내용이 달리되어야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청첩장을 배포하는 대상으로 봐선 당연히 주체가
신랑 신부 당사자가 아닌 부모님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요즘은 신랑 신부 당사자들이 초청자(청첩인)이 되어
청첩장 문구를 작성한 예도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신랑, 신부 당사자들이 청첩인이 돼서 안되는 법은 없습니다만
집안의 윗 어른이나 부모님의 친구분들에게까지 신랑 신부들 자신이
자신들의 결혼식에 와달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경우는 신랑 신부는 얼굴도 본 적이 없으며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단지 부모님을 아시는 분이시기에
그 분들의 집안 혼사니까 축하해 주는 뜻에서 참석을 하는 것입니다.
그 분들께서 예식장에 오셔서 신랑과는 인사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신부와는 직접 대면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여겨 집니다.
당연히 그분들은 신랑이나 신부의 부모님을 뵙고 인사를 할 것 입니다.
 
그렇다면 청첩장도 당연히 신랑 신부의 부모님이 청첩인이
되셔서 '제 집안의 결혼식에 오십시오.'란 뜻으로 문구가 작성되어야 옳습니다.
그렇게 작성된 청첩장을 신랑 신부의 친구나 직장 동료에게 줬을 때
결례가 되느냐? 그건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신랑 신부 자신이
초청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이 초청을 하는 것이 더 영광(?)스런 것이지요...
 
정작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의 내용이 아니고
거의 대부분의 청첩장을 보면 청첩인(초청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신랑 * * *   * * *의 장남 * * * 군
신부 * * *   * * *의 차녀 * * * 양
 
위와 같은 식으로 신랑 신부가 누군지를 밝히게 되는데,
 
다른 부분은 괜찮지만 신랑이름뒤의 '군'과
신부 이름뒤의 '양'은 빼셔야 됩니다.
 
왜냐면 '군'이나 '양'은 존칭이거든요.
 
요즘은 그런 청첩장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만
과거에는 청첩인이 혼주인 신랑 신부의 아버지도 아니고
더구나 신랑 신부 당자자도 아닌 제 3자가 맡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은 그 집안을 잘 아시는 분이지만
한 분이 청첩인이 될 수도 있고 두 분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청첩인(초청하는 사람)이 되어서
청첩장을 보낼 때는 당연히
'* * * 씨의 장남 * * * 군' 또는 '* * * 박사의 차녀 * * * 양'과 같이
혼주(신랑 또는 신부의 아버지)의 이름과 신랑 신부의 이름 뒤에도
존칭을 붙이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만
 
오늘날 대부분 청첩인이 따로 없으면서도 형식만 과거의
청첩인이 따로 있을 때의 형식을 빌려서 '군', '양'을 적게 되는데
아마도 '군'이나 '양'을 '남자', '여자'쯤으로 성별을 구분하는
단어로 생각하셔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성별은 '신랑'과 '신부'만 보면 알 수가 있으니까
굳이 다시 '신랑은 남자'요 '신부는 여자'라는 식으로
밝힐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군'과 '양'은 제3자가 그 사람을 칭할 때 붙이는 존칭이며
자기 자신이나 부모가 자식을 칭할 때는 존칭을 붙이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TV의 사극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옛날 임금의 경우도
모든 사람들이 '전하'라고 극 존칭을 써서 부르지만 임금인 자기 자신은
자기 자신을 말할 때 '짐은...'식으로 '전하'란 말을 쓰지 않은 것만 봐도
스스로 자기 이름뒤에 존칭을 붙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기 보다는
스스로 지식인이 아님을 밝히는 것과 같은 것이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