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떡'이란거 안해가도 실례 아니다.

마침 자유게시판에 비슷한 질문이 올라 와서 간단하게 댓글을 달았습니다만

요즘의 '예단'이란 것은 옛풍습에는 없었던 새로 생겨난 풍습이며

더구나 '예단비'라는 돈으로 보내는 것은 옛날엔 생각도 못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예단 들어갈 때 떡이나 고기나 술을 가져가야 하는 풍습은 없었습니다.

물론 '예단떡'이란 말 자체도 새로 생겨난 신조어입니다.

따라서 아무 것도 안해 가셔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달랑 돈봉투(예단비)만 들고 가기 뭐해서...'라고 생각하여

예단비 갖다 드리는 날 별도로 떡을 함께 갖다 드리는게 '예단떡'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요즘 신부들이 옛날에 없었던 풍습을 새로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 부담을 자꾸만 늘려 가는데, 아마 앞으로 점점 시간이 지나다 보면

'떡만 해가긴 뭐하니 떡 드실 때 함께 마실 김치국도...'

'울 시아버님은 술을 좋아 하시니깐 술도 사가야쥐...'

'술을 갖고 가는데 안주가 빠질 순 없지...'

이런 식으로 한가지씩 자꾸만 추가되지 말란 법은 없을 겁니다.

 

안그래도 요즘 신세대 여성들 결혼하는데 있어서 남녀가 불공평하다고 하여

'예단비 보냈으니 우리도 받아야쥐...'라고 생각하여 그게 뭐라더라 '돌려받은 돈???'

예단보낼 때 예단 떡 보내면, 돌려받을 땐 당연 '돌려받는 떡'도 받아야겠죠?

그리고 원래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첫 인사를 드리는 '현구고례(흔히 폐백이라고 함)'

즉 '며느리 신고식'을 하는데 대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여

'신랑 엄마 아부지한테 절하면 울 엄마 아부지 한테도 절 해야쥐'식으로

친정 부모님께도 '며느리 신고식(?)'을 하는가 하면

신랑집에 '이바지'를 보내면서 '우리도 받아 먹어야쥐'라고 생각하며

사전에도 안나오는 말인 '답바지'란 말을 만들어 가면서 챙기시면서

남녀평등을 주창하시는 분들이나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신데...

 

실제로 요즘 신부들이 시집 한번 갈려면 이래저래

돈도 엄청 많이 들지만 그런 것들 준비하느라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는다는 걸

웨프 게시판을 들여다 보면 절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불공평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씩 줄여가야 마땅한데

줄여가긴 커녕 자꾸만 하나씩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게 하나씩 늘게 되면 당연히 돈도 더 들고 비례하여 스트레스가 팍팍 늘어 납니다.

결국은 남녀불공평의 폭은 점차 늘어만 갈 것입니다.

'누군 그런 거 하고 시퍼서 하남여 남들 다하는 거니깐 기냥 하는거지여'라고

반문을 하실 분들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결론이 바로 그겁니다.

'남들 다하는 거니까 해야 할 것 같애서...'

또는 '그게 요즘 유행이라니깐...'

이런저런 이유로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희생 정신'이 있는한

결혼식에 있어서 남녀불공평은 해결되지 않으며 점차 그 폭은

늘어만 갈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당장 결혼을 앞 두신 신부들께선 내코가 석자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이 되지만  앞으로 결혼을 하실 생각이 있으신

여성들이나 그런 딸을 가진 부모님들 이거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혼 스트레스를 줄이는 딸들의 모임(결딸모)'
'전국 딸가진 부모들의 모임(전딸모)' 뭐 이런거 만들어서

공동 대처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