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예단비 돌려 받는다.'는 말은 사용치 않는 것이 좋다.

홀기 2007. 4. 17. 16:02
요즘은 '예단비'란 용어가 사용되고 또 실제로
물품 대신에 돈을 건네주는 것이 상식화 되고 있습니다만
예단은 원래는 시부모님께 비단 옷을 지어 드리던 풍습이 변하면서
시부모님 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들 전체에게 선물을 사서 보내던 것이
또 변하여 옷이나 물품을 사서 보내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는 바
차라리 직접 본인들 마음에 드는 걸로 직접 사라고
돈으로 보내게 된 것이 오늘날의 '예단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단비를 주고 돌려 받는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시는데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면 '예단비'가 돈이니까 망정이지 만약에 종전처럼 물품으로 사 보낸다면
보낸 선물을 다시 돌려 받는 의미가 될테니까요...
 
그러면 여기서 왜 '돌려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그 의미를 짚어 보면
옛날에도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예물이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도 있었습니다.
그런 풍습을 '예단비'에도 적용하여 '주고 받고'식으로 해석을 한 것 같습니다만
일단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에 대해서 설명을 드린다면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청혼을 하고 신부집에서 허혼(결혼허락)을 하게 되면
신랑집에선 청혼을 받아 드린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신부집에 예물을 보내게 됩니다.
 
이를 납폐(納幣)라고 하며 우선 혼서지(예장)와 신부용 혼수(비단 옷감이며 패물 등)와 
물목(物目)을 적은 편지를 함에 넣어 보내는 절차인데 이를
봉채(封采=봉치) 또는 함(含)이라고 합니다.
오늘날도 소위 '함을 판다'는 식으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함을 보냅니다.
 
위와 같이 신부쪽에선 신랑집으로 '예단'을 보내고
신랑쪽에선 신부집으로 '봉채'를 보내는 풍습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신부들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 결혼절차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를 두고 '예단비를 주고 돌려 받는다'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만
비록 현금이 오가긴 하지만 결코 준 돈중에서 일부를 돌려 받는 식은 아니며
또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신랑쪽에선 신부집에서 예단비가 오면 받는 돈 중에서 일부를
되돌려 준다고 생각하시면 안되며, 따로 신부집에 보낼 돈을 별도로 준비를 하셔서
예단비를 받을 때 그 자리에서 답례로 줘도 되고
며칠 후에 전해 드려도 됩니다만 신부쪽에서든 신랑쪽에서든
예단비로 받는 돈중에서 얼마간을 되돌려 준다든지 되돌려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며 그런 말을 쓰는 것 또한 적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달리 표현을 한다면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걸 '예단비'
반대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돈을 '봉채비'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봉채비를 보내면 결국은 함을 보낸 것과 마찬가진데
'또 다시 함을 보내야 하느냐'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만
이는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봉채비'보냈다고 해서 신부의 패물을
안줘도 되는 것은 아닌 만큼 별도로 마련한 신부의 패물은 '함 들여가는 식'으로
전해 드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