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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백드릴 때 신부에게 대추 밤을 던지는 진짜 의미는?

홀기 2007. 4. 17. 16:08

흔히 '폐백을 올린다.'고 하면 새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첫 인사로 절을 올리는 의식, 즉 '절을 올린다.'로 이해를 하여
'폐백=절'이라고 잘못 이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새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첫 인사로 큰 절을 올리는 것은
'현구고례(見舅姑禮)'라고 하는 한자말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선 한문을 배우지 않기에 그 뜻을 아시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만
한문을 배운 세대에선 '시아버지(舅)와 시어머니(姑)를 뵙(見)는 예의(禮)'란 걸
이해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폐백(幣帛)'은 '새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첫 인사를 드리는 예' 자체가 아니고
'현구고례' 때 시부모님께 드리는 예물입니다.
'幣帛'이란 한문은 '비단 폐(幣), 비단 백(帛)'으로서
두 글자 모두 '비단'이란 뜻이긴 하지만 '폐(幣)'는 단순히 비단이라기 보다는
'화폐(貨幣)', '지폐(紙幣)'와 같이 '돈'이란 의미의 단어나
'폐물(幣物)'과 같은 '선물' 또는 '값진 보석'의 의미를 지닌 단어에서도
'비단 폐(幣)'자가 들어가 있는 것만 봐도 짐작이 되듯이
돈과 같은 값진 재물이란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따라서 '폐백'은 '값진 재물과 비단'이란 뜻으로서
'귀한 선물'이란 뜻으로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새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처음으로 인사(절)를 하는 자리(현구고례)에서
'귀한 예물'로 드리는 것이 '폐백'이라고 아시면 됩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폐백'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보면
'신부가 시부모님께 처음으로 드리는 인사'라고 잘못 알린 정보가 많은데
이는 처음에 누군가가 잘못된 정보를 올린 걸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베끼다 보니 대부분의 정보가 잘못된 경우라고 봅니다.
즉 시험을 치룰 때 옆의 사람의 틀린 답을 컨닝을 하여 적은 답을 보고
계속 주변 사람들이 그 틀린 답을 맞는 답으로 알고 컨닝을 한 결과와 같습니다.

'폐백'을 사전에서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시면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폐ː백(幣帛)[폐―/페―][명사]
1.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를 뵐 때 올리는 대추나 포 따위.
2.혼인 때, 신랑이 신부에게 보내는 채단(采緞).
3.예를 갖추어서 보내거나 가지고 가는 예물.  

위에 3가지 뜻을 적어 놓았습니다만 어디에도
절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의미는 없으며,
모두 '물건'을 뜻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폐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현구고례 시 즉 시부모님께 '폐백'을 드리고 절을 하고 나면
시부모님들께서 새며느리의 치마폭에다 대추와 밤을 던져 주게 되는데,
그렇게 대추와 밤을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 의미를 모르니까 무조건 던지면 좋은 줄로 알고
또 그걸 받는 며느리 입장에서도 많이 받으면 좋은 줄로만 알고
시부모님 뿐만 아니라 다른 일가 친척들도 너도 나도 던져 주고
또 신부는 그걸 좋아라고 받습니다.
애초에 새 며느리에게 대추 밤을 던져 주는데 무슨 의미가 없었다면
던져줄 필요도 없거니와 며느리가 일부러 대추 밤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인데
분명히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좀 알아 봤습니다만 의미 또한 구구각색으로 틀린 정보가 많았습니다.

모 유명 웨딩관련 사이트에서 아래와 같이 올려져 있는 것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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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폐백할때 왜 밤과 대추를 던질까요?

폐백음식은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대추 밤 은행 등
열매가 풍성하면서 기름지기도 한 견과류를 주재료로 삼아 아름다운 형상으로 차려졌는데,
대추는 내장기능을 강화,관절염이나 여자를 냉증 ,강장제의역할,노화방지, 부인병에,

밤은 기를 보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여, 해독작용등 불로장수식으로
인식하기도 할만큼, 자손만대의 부귀 행복과 자손들의 번영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니 시대가 바뀌어도 그 뜻하는 바
내용과 형식은 유지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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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중 우선 제목인 '폐백할때 왜 밤과 대추를 던질까요?'부터
잘못 적혀진 틀린 말이란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밤, 대추 자체가 바로 '폐백'인 셈인데
바꿔서 표현을 하면 '밤과 대추할 때 왜 밤과 대추를 던질까요?'가 됩니다.
이는 '현구고례 시 왜 밤과 대추를 던질까요?'를 잘못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쪽 설명을 보면 설명 자체는 그럴 듯합니다만
대추와 밤이 위와 같은 약효가 있는 건강에 좋은 과실이라서
건강하라는 의미에서 던져 준다는 식으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만
대추와 밤이 약효가 있고 또 건강에 좋은 과실 임은 맞는 얘기입니다만
그런 의미라면 대추 밤보다 더 약효가 좋으며 귀한 '인삼이나 녹용'을 던져 주든지
돈 많은 부잣집이라면 아예 천하의 명약이라고 하는 '산삼'을 구해다 던지는게 좋을텐데...
왜 하필이면 그렇게 귀하지도 않으며 흔해 빠진 대추와 밤일까?
따라서 위에 설명된 의미는 아님을 쉽게 눈치를 챌 수가 있습니다.
이는 사이트 운영진에서 그런 뜻으로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올려진 것이 아니라
단지 어디서 정보를 수집하던중 잘못된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고 봅니다.

* 대추를 던지는 것은 아들을 많이 나으라는 의미이다.

꽃이 피는 나무들 마다 비록 꽃이 많이 피긴 하지만
모든 꽃에 열매가 맺지 않고 일부는 그냥 져버리거나 떨어져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대추나무 꽃은 비록 볼품은 없지만 일단 피었으면 그냥 지는 경우는 없으며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풍이 불어와도 꽃이 떨어져 버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추나무는 일단 꽃이 피면 반드시 꽃 하나에 하나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를 사람에 비유한다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아들로서 많이 낳아서 자손을 번성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대추는 다른 과일과는 달리 열매하나에 씨가 반드시 한개만 들어 있으며
익은 대추는 붉은 색으로서 '양(陽)'에 해당이 되면 '양은 곧 남자(아들)'입니다.
그래서 여러 과일중에서 가장 '양반급'에 속하는 과일로 쳤으며
제사상에는 항상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이게 되며 자손을 번창하게 해 달라는
상징으로서 조상들께 그렇게 해주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혼례를 올린 새 신부가 시부모에게 현구고례를 올릴 때 시부모가
대추 한 움큼을 새 며느리 치마폭에 던져주는 것은
대추나무에 대추가 열리듯이 자손을 많이 낳아서 자손을 번창하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 밤을 던지는 것은 조상을 잘 섬기라는 의미이다.

대부분의 씨앗은 땅속에 파묻혀 싹이 나서 자라면서 한 그루의 나무가 되면
그 씨앗은 썩어서 없어지지만 밤은 비록 싹이 나와서 큰 밤나무가 되어도
원래의 씨앗 밤이 썩어져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뿌리에 붙어 있다고 합니다.
즉 조상인 밤의 열매는 자손인 밤나무가 자라서 다시 열매를 맺기까지
계속 자손과 연결이 되어 조상과 자손의 연결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지속이 됩니다.
그리고 밤을 한문으로 '율(栗)'이라고 적는데,
'栗'은 '서쪽 서(西)'자와 '나무 목(木)'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즉, 밤나무는 '서쪽 나무'인데 '서쪽'은 양인 동쪽과는 반대로 '음(陰)'입니다.
'양(동쪽)'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상인 이세상를 뜻하고
'음(서쪽)'은 죽은 사람들의 세상인 저세상을 뜻합니다.
그래서 조상의 상징인 '위패'를 깎아 만들 때는 밤나무로 깎아서 만드는데
그것도 밤나무의 가지중 서쪽으로 뻣어나간 가지를 잘라서 만든답니다.
그렇게 만드는 이유도 그런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부모가 '현구고례'시 새 며느리에게 밤을 던지는 것은
조상들을 잘 모시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상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현재 생존해 계시는 시부모 또는 시조부모 뿐만 아니고
돌아 가신 조상들의 제사를 모시는 것도 며느리들의 중요한 의무이기도 한 바
'시부모님 잘 모시고 조상 제사 잘 모시라'는 의미입니다.

위와 같이 '현구고례'시 대추와 밤을 던지는데는
나름대로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론 다른 연구논문(단국대 강재철 교수)에서 보면 중국에선
대추와 밤이 '早立子(빨리 자식을 가져라)'를 상징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문에서 '대추나무 조(棗)'자와 '일찍 조(早)'자가 [Tsao]로 음이 같고,
'밤 율(栗)'자와 '설 립(立)'자가 [Li]로 음이 같으며,
'아들 자(子)'자가 '열매 자(子)'와 [Tzu]로 음이 같기 때문에
'조율자(棗栗子)'의 상징적 의미를 '조립자(早立子)'로 해석하여
'빨리(早) 세워라(立) 아들(子)을' 즉 '아들을 빨리 낳아라'란 뜻이란
의미를 가졌다고도 해석한다고 합니다.

어쨌던 우리나라의 상징이든 중국에서 한문의 의미이든 간에
'현구고례'시 새 며느리에게 대추와 밤을 던져 주는 것은
새 며느리가 '자식을 많이 낳아라.' 또는
'시부모 및 조상의 제사를 잘 모셔라'는 의미로 그 상징인
대추와 밤을 새 며느리의 치마폭에다 던져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새 며느리에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가진 사람만이
던져야 됨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 의미를 아시는 분이라면 시부모외에는 아무리 가족이라도
이사람 저사람 아무나 대추 밤을 던져선 안된다는 것임을 이해가 될 겁니다.

그리고 폐백중 대추 밤은 시아버지에게 드리는 것이고
시어머니에겐 육포나 닭은 드리며,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절을 받고서
육포나 닭을 어루만지는 것은 새 며느리의 허물을
덮어 주겠다는 뜻이란 건 대충 아시리라 여겨 집니다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은 왜 대추와 밤은 시아버지에게 드리고
육포나 닭은 시어머니에게 드리는 것일까 하는 문제입니다.
그건 바로 받을 사람에게 해당 폐백을 구분하여 드림을 뜻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새 며느리에게 '자식을 많이 낳고 조상을 잘 섬겨라'라고
당부할 자격은 시아버지에게 있고,
며느리의 허물을 덮어줘야 할 사람은 바로 시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며느리에게 대추 밤을 던질 자격은
시아버지에게만 있는 특권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요즘은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함께 대추 밤을 던지지만
옛날에는 시아버지가 계시지 않을 때도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지만
'자식을 낳아서 대를 잇고 조상제사를 모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비록 시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안계시더라도
대추 밤을 준비하여 돌아 가신 시아버지를 모신 사당에 올리고 절을 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시어머니가 시아버지를 대신하여
며느리에게 대추 밤을 던지진 않고 손에다 쥐어 주면서
'얘야 받아라 이건 너희 시아버님이 주시는 거다.'라고 하면서
며느리에게 건네 주는 걸로 중요한 의식을 치뤘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하여 남녀평등한 시대가 되었으며
오히려 가정에서 시아버지보다 시어머니의 권한이 더 큰 경우도 많은 바
시아버지와 동등하게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대추 밤을 던질
권한이 있다고 보고 함께 던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시아버지와 함께 시어머니도 며느리 치마폭에
대추 밤을 던져 주는 것이 상식화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생각해 문제가 생기는데...

며느리의 허물을 덮어 주라는 의미로 시어머니에게 육포나 닭을 드렸다고 하는데
왜 하필이면 며느리의 허물을 덮어 주는 권한(?)은 시어머니에게 줬을까요?
요즘도 마찬가지이지만 옛날에도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하는 일을
간섭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시아버지란 사람은 항상 사랑에 거처하시고
며느리는 안채에 있다가 보니 한 집안에 있어도 며느리 얼굴 볼 기회조차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볼 일도 별로 없었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설사 며느리가 안채에서 어떤 실수를 해도 알수도 없었으며
설사 며느리가 어떤 허물을 알았다고 해도 그 허물을 나무라기보다는
그냥 못 본 채하고 넘어 가는게 상례였습니다.
요즘도 아마 며느리에게 야단치는 시아버지는 거의 없을 겁니다.
반면 시어머니는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며느리의 행동 하나하나 뿐만 아니라 며느리가 하는 일도 사사건건이 감시를 하고
또 간섭을 하려고 하는, 즉 며느리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그 임무 수행에 있어서 추호도 소홀 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며느리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야단을 치는 건 당연 시어머니쪽입니다.
즉 예나 지금이나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관계 즉 '고부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 명맥을 이어갈 것이며
TV연속극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소재거리가 되기도 하는
중요한 인간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시어머니들이 며느리의 허물을 탓할 염려가 많기 때문에
비록 며느리에게 좀 잘못하드라도 시어머니가 좀 봐달라는 부탁의 의미에서
시어머니에게 육포나 닭을 갖다 바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시아버지도 며느리 하는 일을 사사건건히 간섭을 하는 존재라면
당연히 시아버지에게도 육포나 닭을 바쳤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만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란 말이 있듯이
예나 지금이나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무조건 이뻐하기만 하는 존재이기에
굳이 시아버지에겐 허물을 덮어 달라고
부탁(?)할 필요까진 없었던 것이 아닌가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