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전통결혼풍습

'폐백(幣帛)'이란 용어가 잘못 쓰여 지고 있다.

홀기 2007. 4. 17. 16:01
'폐백(幣帛)'은 단지 혼례의 한 절차중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의식인
'현구고례'때 시부모님께 드리는 음식을 뜻하는 말인데
마치 '현구고례'의 의미로 잘못 쓰여 지고 있는 걸 알았습니다.
혹시나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중인 '폐백음식 전문업체'들의 홈페이지 여러 곳 방문해 봤지만
역시 대부분 잘못 쓰여 지고 있다는 걸 발경하였습니다.
폐백음식 전문업체의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빠빠닷컴 사이트내의 웨딩정보에 올려진
정보에서도 역시 '폐백'을 '현구고례'로 잘못 쓰여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여기서 '폐백'이란 용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폐백'이란 말을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 볼 것 같으면
Naver에선
'혼례 때 신부가 시부모나 그 밖의 시댁 어른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는
구고(舅姑)의 예(禮)를 올리기 위하여 준비해 가는 특별 음식.'이라고 적혀 있으며
Yahoo에선 좀 더 상세하게
'폐ː―/페ː―][幣帛] <명사> ①예의를 갖추어 보내는 물건.
②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를 뵐 때 큰절을 하고 올리는 대추나 포 따위.
③혼인 전에 신랑이 신부 집에 보내는 채단.
④제자가 처음 뵙는 선생에게 올리는 예물.
⑤점잖은 사람을 만나러 갈 때 가지고 가는 물건.
⑥(지난날) 신에게 올리던 흰 모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위의 두 사전에서 보듯이 '폐백'은 의식(현구고례)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현구고례에서 쓰이는 음식이나 다른 용도의 물건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럼 '幣帛'이란 한자는 무슨 뜻을 포함하고 있을까?
한자 사전에서 찾아 볼 것 같으면
 
'幣 : 비단 폐, 帛 : 비단 백' 입니다.
폐백의 두 글자 '幣'나 '帛'이 모두 '비단'을 뜻한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비단이긴 하지만 의미는 좀 다릅니다.
오늘날과 같이 돈(화폐)가 발달하기 이전에는 돈 대신에 값비싼
비단이 돈대신 쓰여 지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幣'는 비록 비단이긴 하지만 옷을 지어 입는 천이라기 보다는
다른 물건과 교환대가로 지불하는 돈의 의미가 더 있습니다.
오늘날 돈을 뜻하는 '화폐(貨幣)'나 '지폐(紙幣)'에도 같은 글자가 쓰여짐을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폐백'은 바로 '돈과 비단' 즉 값진 물건을 뜻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 드리는 음식 뿐만 아니라
전통혼례 절차중 양가에서 주고 받는 선물들을 통틀어서 '폐백'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뜻인데 이를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의식=현구고례'의
의미로 쓰여 지고 있는 것은 잘못입니다.
따라서 '폐백 때'란 말이나 '폐백할 때' 등과 같이
'현구고례 때'의 의미로 쓰여진다든지 예식장 등에서
'현구고례실'이란 의미로 '폐백실'로 표시를 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현구고례실'이란 말이 어려우면 차라리 '예절실'로 함이 좋을 듯 합니다.
 
이는 여러 신부님들이 원하듯이 '현구고례' 때 친정 부모님께도 절을 해야 함에 있어
'예절실'안에선 시부모님 절을 하는 '현구고례' 뿐 아니라 친정부모님께 절을 하는 '근친례((覲親禮)'까지도
같은 방에서 할 수가 있으니 적당한 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식장이나 폐백음식 전문 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께선 참고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