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전통결혼풍습

함들어 오는 날 함받는 절차

홀기 2007. 4. 17. 16:11
전통 혼례의 절차중 하나인 '납폐(納幣)' 즉 '함 보내기'에서
신부집에서 함을 받는 절차는 아래와 같습니다만
반드시 아래와 같은 절차로 받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함 들어 오는 날에 맞춰서 '봉치떡'을 한시루 주문해 놓습니다.
함 들어 올 시간이 되면 마루(아파트의 경우는 거실)에 병풍을 치고
병풍앞에다 상을 하나 펴고 그 위에다 떡시루를 놓습니다.
신부는 노랑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습니다만 반드시 색갈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가능한 한복으로 차려 입고 가족들도 예를 갖춰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기다립니다.
혼주인 신부의 아버지는 병풍 앞(북쪽으로 가정함)에서 떡시루상을 향해 서 있습니다.
함이 들어 오면 신부측 집사(거들어 주는 사람)가 상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서고
신랑측 집사는 상의 서쪽에 서서 동쪽을 향해 신부측 집사와 마자 보고 서며
함진아비는 신랑측 집사 오른쪽에 옆에 섭니다.
신랑측 집사가 먼저 '혼서함(또는 혼서봉투)'를 두손으로 신부측 집사에게 건네 줍니다.
신부측 집사는 혼서함을 받아서 속에 든 '혼서봉투'를 꺼내 신부의 아버지에게 드립니다.
신부의 아버지는 혼서를 봉투에서 꺼내 읽은 다음, 다시 봉투에 넣어 신부측 집사에게 줍니다.
신부측 집사는 다시 원래대로 혼서함에 넣고 묶습니다.

그런 다음 신부의 아버지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납폐를 받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신부측 집사와 신랑측 집사가 협력해서 함진아비에게서 함을 벗겨 상위의 떡시루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때 함진아비가 함을 벗지 않으려고 하는데 바로 이런 풍속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데
집안에서가 아니라 집 밖에서 실갱이를 부리는 걸로 변질되었습니다.

양측 집사와 함진아비가 상의 남쪽으로 옮겨 상을 가운데에 두고 신부 아버지를 향해 섭니다.
그 다음에는 신부의 아버지가 상의 동쪽으로 자릴 옮겨 상을 향해 두 번 절을 합니다.
그런 후에 신부 어머니는 함을 안방으로 들고 들어가 그 자리에 참석한
일가친척들에게 함에든 물목이며 혼서지, 채단, 패물 등을 두루 보여 주고 다시 함 속에 넣습니다.
신랑측 집사와 함진아비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노자 돈도 주게 됩니다.

함을 얹었던 떡시루의 떡은 신부의 주발 뚜껑으로 밤, 대추와 함께 떠서 먹이는데,
이것은 신부가 시집을 가서 아들을 낳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행한 풍습이었습니다.
그리고 함떡은 집밖으로 내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먹게 하였답니다.
 
아무래도 위의 절차가 너무 복잡하지요?
아주 간단하게 하는 방법은 일단 마루나 거실에다 상을 하나 펴놓습니다.
떡시루를 준비해도 되지만 굳이 떡시루는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다음에 함을 받아서 상위에 놓고서 절을 두번 하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에는 함을 열어 보시고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