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이바지'를 신랑측에서 먼저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홀기 2007. 9. 24. 17:23

문]

이바지라는게 신부측에서 신행끝나고 시댁에 갈때 해가는 음식인걸루 알고있어요.

그런데 제 주변에서는 신랑측에서 먼저 해오고 그 답례로 신부가 해간다고 하네요.

궁금해서 그러는데 자세히알려주세요

 

답]

'이바지'란 옛말 '이받'과 '이' 합쳐진 즉 '이받이'가 변화된 말입니다.

'굳이'를 읽을 때는 '구지'라고 하듯이 발음대로 표기한 겁니다.

'이받'이란 잔치란 뜻이며 '이'는 먹이, 막이 할 때와 같이 어떤 물건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받이(이바지)'란 '잔치에 쓰이는 물건' 즉 잔치음식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바지는 신부가 시집으로 들어갈 때 갖고 가는 음식인데...

그렇게 친정에서 장만한 음식(주로 반찬류가 많음)으로

시댁에서 가서 3일째 되는 아침에 그 음식으로 시부모님의 진지상으로 차려 드렸습니다.

그렇게 며느리가 친정에서 차려온 음식을 맛봄으로써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입맛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걸 참고하여 앞으로 며느리가 시댁음식을 만들 때 시댁식구들

입맛에 맞도록 교육을 시키는데 참고로 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바지 음식만큼은 친정 어머니가 갖는 정성을 다해서 장만해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친정 어머니가 이바지 음식을 직접 장만하지도 않고

또 며느리가 시댁식구들 음식을 해주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요즘은 이바지란게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시댁식구들 한턱 먹이는 음식으로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음식으로 생각하니깐 '니네가 얻어 먹었으니 우리도 얻어 먹어야쥐~'라고

당연히 신부쪽에서 본전생각이 간절한 겁니다.

그래서 신랑쪽에서 받아 먹어야 된다고 생각한 것이

'답바지'란 말도 안되는 말을 새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답바지'에서 '답'은 답례란 뜻이라면 그럼 '바지'가 음식인가요?

'바지'는 아랫도리에 입는 옷이잖아요?

그래서 답바지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으며 말도 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이바지가 그런 의미로 신부쪽에서 시댁에 보내진 음식인 바

신랑이 신부의 부모 즉 장인 장모에게 밥을 해 줄일이 있다면 당연히

사위의 입맛을 미리 알아 보기 위하여 시댁의 음식도 맛을 봐야 겠지만...

사위가 처갓집 부엌에 들어가서 장인장모 밥해 줄일은 없었기에

시댁에서 신부쪽으로 보내는 이바지와 같은 음식은 없었습니다.

 

그럼 전혀 신랑쪽에서 신부쪽으로 보내는 음식은 없었는가?

당연히 있었습니다.

큰상이라고 하여 며느리가 시집으로 오면 큰상을 차려 주는데

그걸 먹는 시늉만 할 뿐 그대로 며느리의 친정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역시 처가에서도 똑같은 큰상으로 받고서 그 음식을

시댁으로 보냈거든요...

그래서 큰상은 주거니 받거니 똑같으니까 어느날 안주고 안보내는 식으로

슬거머니 없어진 풍습입니다.

 

또 없는가? 어떻게든 받아 먹을 구실을 찾아야 하니깐...

있습니다.

며느리가 그렇게 시집을 와서 한참 살다가 첫 친정을 보내주게 되는데

그걸 '근친'이라고 하며, 사위입장에선 '재행'이라고 했습니다.

며느리가 첫친정을 갈 때는 시어머니가 떡을 하고 술과 안주를 장만하여

며느리에게 들려서 보냈던 것입니다.

그걸 일명 '며느리 눈물닦이'라고 하였는데...

며느리가 남의 집에 시집와서 허구헌날 친청엄마가 보고 싶어서

남몰래 이불속에서 몰래 운다는 걸 시어머니도 경험이 있기에 잘 압니다.

그래서 며느리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의미에서 친정을 보내줄 때

해주는 음식이기에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