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폐백'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항

홀기 2007. 8. 26. 16:29

폐백을 한다? 폐백이란 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 며느리가 시부모님께 첫 인사를 드리는 것을 폐백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건 '현구고례(見舅姑禮)'라는 것으로서 見(뵐 현), 舅(시아버지 구), 姑(시어머니 고), 禮(예도 례) 이렇게 해서 '(며느리가) 시부모를 뵙는 예'란 뜻이 됩니다. 폐백(幣帛)은 두자 모두 '비단'이란 뜻인데, 앞의 幣(폐)는 비단이라기 보단 돈이나 재물이란 뜻입니다. 옛날엔 비단을 돈대신 사용했으니까요. 요즘 화폐, 지폐 등 돈을 듯하는 단어의 폐자도 역시 같은 글자입니다. 즉 '폐백'이란 '금품과 비단'이란 뜻으로서 존경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예물인 것입니다.

 

새며느리가 처음으로 시부모님을 뵙고 예물을 드리면서 예(큰 절)를 드리는 '현구고례'시 시부모님께 드리는 예물이 바로 폐백인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폐백'을 마치 '현구고례'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폐백(예물)'을 드리는 것을 마치 '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잘못 쓰여진데서 그렇게 된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요즘 예식장마다 '폐백실'이란게 마련되어 있던데, 이는 쉽게 풀이하면 '예물방'이란 듯이 됩니다. 예물방? 그게 뭐죠? 예물을 넣어 놓는 방이란 뜻이 되는 겁니다. 식당이란 곳은 '밥을 먹는 방'이란 뜻인데 그걸 '밥당'이라고 하는 것과 하는 것과 다른 바가 없습니다. '현구고례실'이 어렵다면 차라리 폐백실이라고 하지말고 '예절실'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즘은 현구고례시 친정부모님에게도 절을 하시겠다는 분들이 계신데, 차라리 현구고례란 의식을 변경하여 신랑신부가 나란히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절차로 바꾸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밤, 대추고임이나 닭이나 육포와 같은 것은 필요치 않을 것이며 기왕이면 양가 가족들이 모인 자리이니까 간단하게 음식상을 차려 놓고서 술 한잔씩 따뤄 드리면서 절을 올리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구고례시 새며느리가 절을 하면 '절값'을 주고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절은 상대방을 존경하거나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돈받고 한다는 건 말도 안되죠? '그럼 설날에 세뱃돈은 뭐냐?'고 따질 분도 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설날에 아이들이 어른들게 세배를 드리면 세뱃돈이라고 하여 돈을 조금씩 주는 것은 절값은 아니며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절하는 건 좋은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도록 교육차원에서 그러는 것이지 절대로 절을 받았느니 절값을 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쨌던 현구고례시 새며느리가 절을 하면 돈을 주잖아요? 그건 절값은 아닙니다. 이제 곧 신혼여행을 떠나게 될 며느리에게 신혼여행에서 보내 쓰라고 얼마간 주는 돈이며 한편으로는 앞으로 새살림을 시작하게 되면 여러모로 돈 쓸일이 많기 때문에 살림에 도움이 되라고 얼마간 주는 돈입니다. 절값은 줘서도 안되며 받아도 안되는 겁니다. 절을 하면 절값을 받아야 하고 절을 받으면 절받은 값을 줘야 한다면 그건 이미 절로서 의미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결혼이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겁니다. 새로운 인생출발에서부터 잘못된 생각으로 '절값이 요게 뭐야 다신 내가 절하나봐' 이래선 안되겠죠. 현구고례니 폐백은 이미 원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고 용어에서나 의미에서나 잘못 쓰여지고 있으니 그런 것은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