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상견례 장소와 비용은 어느쪽에서

홀기 2007. 8. 26. 16:07

문]

양가 상견례할때 중간지점에서 해야하나요?

저희 둘이 미리 예약해 놓고 모셔야 되는건지...

그럼 비용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답]

요즘의 상견례란 건 과거 우리네 혼례관습에선 없었던 겁니다. 과거엔 신랑 신부가 혼례식을 치루는 날 처음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기 때문에 그때 서로 처음 만나는 걸 상견례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네 결혼식은 아직도 옛 관습에 따라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옛 관습에 비유한다면 결혼식이 있기 전까지 모든 행사는 신랑쪽에서 움직이는게 맞습니다. 요즘의 상견례를 옛날 전통혼례에 비유한다면 처음 청혼과정인 '의혼'에 해당이 되는데, 의혼은 당연히 신부쪽에선 가만히 있고 신랑쪽에서 신부쪽으로 갔었습니다. 당시 의혼은 주로 중매장이가 나서서 합니다만 간혹 신랑쪽 사람이 동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양가가 만날 땐 당연히 신부쪽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대접을 했었습니다.

 

요즘은 거의 하지 않지만 약혼식을 할 때 신부쪽에서 장소를 정하고 비용도 신부쪽에서 부담했던 것도 역시 과거 옛혼례관습에 따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은 상견례가 약혼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냐면 그 자리에서 양가가 서로 혼인을 맺기로 확정을 하는 자리이니까요. 따라서 상견례장소는 신부쪽에서 정하고 또 상견례 때 드는 비용 역시 신부쪽에서 부담하는 것이 우리네 전통관습에 맞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상견례시 상견례 비용을 신랑측 아니 신랑측이라기 보다는 신랑이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건 원래 신랑쪽에서 상견례 비용을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며, 상황이 신랑이 부담하도록 만들어 버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상견례 때 신랑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쪽은 자기 부모님 상대방은 장차 장인과 장모님인데, 이런 상황에서 식사비를 누군가가 결제를 해야 하는데, 신랑이 모른체 하고 자기 부모님이나 장인장모님이 결제하길 기다릴 수가 있을까요? 아니면 신부를 불러내어 '니가 내라'고 할 사람은 더욱 없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선 아깝지만 대충 자리가 끝날 무렵이면 슬며시 일어 나서 자기가 카운터로 가서 가지 신용카드(아깝지만)로 밥값을 결제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인 걸 모르고 신부가 '원래 신랑쪽에서 내다 부다'고 모른체 하면 빵점짜리 신부입니다. 일단 상견례가 모두 끝나고 난 후에 신랑에게 슬쩍 '밥값 얼마나 많이 나왔지 얼마나 나왔어?'라고 물어 보면 신랑이 '뭐 얼마 안돼 50만원정도 나왔어'라고 할 겁니다. 그러면 다음날 쯤 대충 반쯤 되는 금액을 봉투에 넣어서 신랑의 주머니에 슬쩍 집어 넣어 주면서 '이거 울 아빠가 주래'라고 건네 주면... 신랑은 안그래도 밥값을 부담해서 좀 아깝게 생각하던 차에 생각지도 않았던 장인어른이 자기 마음을 알아 주고 밥값을 보태 준다면 그 장인어른이 무지 존경스럽겠죠? 그런 훌륭하신 장인어른의 부인인 장모님을 동급으로 취고, 그분들의 딸인 색시가 어찌 안 예쁘겠습니까?

 

결국은 당연히 부담해야 할 밥값의 반의 주면서 신랑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런 정도의 재치가 있는 신부라면 궁합같은거 따지지 않아도 앞으로 복받고 잘 살겁니다. 전국의 신부 여러분 상견례비 몇 십만원 때문에 신랑 마음 슬퍼게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