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왜 혼례 때는 보자기를 많이 사용할까?

홀기 2007. 4. 17. 16:10

수보(수를 놓은 보자기)는 원래 혼례 때에만 쓰였다고 한다.
여기에는 나무, 꽃, 열매, 새, 나비, 원앙, 수복(壽福)등 여러 문양을 수를 놓는데,
'나무'는 성장과 풍성의 상징이고, '꽃'은 부기영화, 열매는 다산, 다남, 다복,
'새와 나비'는 환희, 복, '원앙'은 부부간의 금실을 상징한다.

이처럼 보자기는 복을 상징하는데 이는 '보자기(포대기) 보(褓)'와 '복 복(福)'이나
모두 복기(福祈)의 초성이 같고 무엇을 에워 싼다는 기능 때문이라 생각된다.
혼례시에 보내는 사주보(四柱褓)도 남녀가 결합하는 복을 싼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보자기라는 매체가 복을 부르는 즉 초복(招福), 또는 복을 싸는 도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주머니의 상징성과도 일치한다 하겠다.
새해 초에 아이에게 쌀, 깨, 조, 팥 등 곡식을 넣어 매어 주는 복주머니의 기능도
어떤 것을 싼다는 의미에서 마찬 가지라고 하겠다.
쌀, 깨, 조, 팥 등 곡식은 수많은 복을 상징하고, 그 복을 담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들어있다.

주머니는 복록을 담는다는 복의 상징이다.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보면, 반낭(頒囊)이라 하여
'대궐안에서는 첫번 돼지날과 쥐날(子日)이 되면 각색 비단으로 차는 주머니를 만든다.'고 하였는데,
'어떤이는 말하기를……이날 주머니를 만드는 것은 그 한해 동안의 복록을
그 주머니에 담는 뜻이라 한다'고 하였다.

경북 예천 지방에는 '실거이'라 하여 갓 태어난 사내아이를 보자기에 싸서
광주리에 담아 시렁에 올려놓는 풍습이 있다.
이렇게 하면 아이의 목숨이 길어지고 병없이 잘 큰다고 믿었는데
이는 곧 복을 보자기에 쌓아 광주리에 담는다는,
즉 싸고 담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들어 있다.

인간사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인 혼례에서 양가의 집안에서
오가는 각종 물품은 보자기에 싸기 마련인데,
함을 보낼 때도 이미 함이란 상자안에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함을 다시 보자기에 한 번 싸게 되며,
현구고례시에 쓰일 폐백도 보자기에 싸는 등 모든 것을
보자기에 싸는 것은 바로 복을 싼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