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7첩 반상기' 그것이 알고 싶다.

홀기 2007. 4. 17. 16:30
요즘 신부들은 예단을 보낼 때 현품으로 보내든
현금(예단비)으로 보내든 으례껏 반상기와 은수저는
기본적으로 하는 걸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흔히 '7첩 반상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릇을 사다 드리면 결국은 그 그릇에다 음식을 담아 먹어야 할텐데...
시부모님들께서 본인들이 드시기 위해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며느리가 해준 반상기에다 담아 드시진 않을 겁니다.
결국은 언가는 한번쯤은 반상기를 드린 며느리가
직접 음식을 해서 그 반상기에다 담아서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며느리가 새로 시집을 오게 되면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시집올 때 친정에서 해갖고 온 반찬(이바지)으로
아침 진지를 지어서 드리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만
요즘 며느리들은 그렇게 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만
만약에 어느날 시어머니께서
'아가, 니가 해다 준 반상기로 밥 한번 먹자구나'라고 하면...
그땐 어케 하지요?

일단 반상기를 구입하실 때 구경을 하셨을 겁니다.
'7첩 반상기'라고 해서 그릇이 7개인 줄로 았았는데 엄청 많죠?
'첩'이란 것은 원래 두껑이 있는 반찬그릇을 뜻합니다.
따라서 한국인들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적인 것들
즉 밥과 국, 그리고 김치, 찌개, 간장같은 것은 빼놓고
다른 반찬을 몇 가지로 하느냐에 따라서
즉 반찬그릇이 몇 개냐에 따라서 '첩수'가 정해 지는 겁니다.
반찬이 5가지면 5첩, 7가지면 7첩, 9가지면 9첩이 됩니다.
반찬그릇수는 양수인 홀수로 늘어나게 됩니다만
옛날 임금님들이 드시던 수라상은 반찬이 12가지 즉 12첩이었답니다.

나머지 것들은 신경쓰실 필요가 없고
요즘 신부들이 주로 해 가는 7첩 반상기만 아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7첩 반상기에다 음식을 모두 채우시려면 어떤게 필요할까?
우선 기본적인 음식으로는 1 밥, 2 국, 3 김치, 4 찌개,
5 찜, 6 간장, 7 초간장, 8 초고추장 등 8가지에다가
반찬은 1 숙채, 2 생채, 3 조림, 4 구이, 5 전, 6 마른반찬, 7 회
이렇게 모두 합해서 15개의 그릇을 채워야 됩니다.
김치나 간장, 초장류와 회는 조리할 게 없으니깐
그대로 채우기만 하면 되겠지만 그런 것들 빼고도
새로 장만해야 되는 음식이 대충 10여가지나 됩니다.
솔직히 새색시가 밥 제대로 짓고, 국 제대로 끓이는 것도 어려운데
10여가지가 넘는 찌개며 반찬을 장만한다는 건 무리지요...
그래서 옛날에도 미리 친정 어머니가 그른 때를 대비해서
다시 데우거나 끊이기만 하면 되도록 장만해서 보낸게 바로
'이바지'인 것입니다.

7첩 반상이 아니고 5첩 반상일 경우에는 그릇수가 2개만 주는게 아니라
반찬중 회와 생채가 빠지고 찌개가 한가지 줄며
회가 없으니깐 초고추장이 없어도 됩니다.
그래서 모두 4개의 그릇이 줄게 됩니다.
아마 5첩 반상을 차릴려고 해도 정신없을 겁니다. ^ ^

참고 삼아서 한가지 더 말씀을 드린다면...
요즘 예단용 7첩 반상기들을 보니까 부부용이라서
밥그릇과 국그릇이 각각 2개씩이더군요...
국그릇은 남녀가 마찬가지이지만...
옛날엔 밥그릇은 남녀용이 각각 달랐습니다.
남자용 밥그릇은 키가 좀 높으며, 가운데 배가 부르고
위가 좁게 생긴 걸로 '주발'이라고 하였으며
여자용은 좀 납작하게 생긴 걸로 아래보다 입구가 좀 좁게 생긴
요즘 대부분의 한식당에서 밥그릇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서 '바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반상기를 보낼 때 반상기에다
팥이나 찹쌀을 넣어서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거 넣는 이유가 팥은 '악귀를 쫓는 의미'이며
찹쌀을 넣는 것은 '부부금슬'을 좋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와는 관계없습니다.
시어머니 밥그릇에 찹쌀을 넣는 것은 사실은
시어머니에게 며느리 구박 좀 하지말고 잘 봐달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일단 반상기를 보시고서 위에 설명한 것처럼
밥그릇이 두 가지가 있다면 시어머니 밥그릇에다 찹쌀을 넣고
시아버지 밥그릇엔 팥을 넣으시면 됩니다.
그래야 효험(?)이 나지... 뒤 바꾸게 되면
오히려 역효가 날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