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식/결혼상식

예단용 '방짜수저'가 은수저 못지 않게 좋은 이유.

홀기 2007. 4. 17. 16:25
예단을 보낼 때 꼭 예단떡을 보내야만 예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단에 비하면 떡값은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까 떡을 보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식탁 차릴 때 돋보이게 하기 위해 식탁위에 꽃을 꽂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군요.

'은수저' 대신에 '방짜수저'를 준비하셨는데
예의에 어긋나지 않느냐고 궁금해 하십니다만 방짜수저도 괜찮습니다.
예단을 보낼 때 '반상기'와 '수저'를 보내게 되는데,
선물을 하려면 다른 좋은 물건도 많을텐데 왜 밥그릇과 수저를 보내느냐하면
그렇게 하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장수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식사라고 합니다.
밥을 잘 먹는 것은 몸을 건강하게 하는 길도 되지만
특히 우리민족은 '밥을 잘 먹으면 '복이 들어 온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아주 밥을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고는
'밥을 아주 복성스럽게도 먹는다.'고 하는가 하면
밥을 깨작깨작 먹는 걸 보면 '들어 오던 복도 달아 나겠다.'고도 합니다.
요즘은 다이어트다 뭐다 하여 가능한 밥을 잘 안먹으려는 여자분들이 많습니다만
시집갈 날을 앞두고 시댁 어르신들 앞에서 밥을 먹을 기회가 있을 때 만큼은
다이어트 생각은 일단 접어 두시고 가능한 밥을 맛있게 드시는게 좋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밥먹을 때 젖가락으로 깨작거리지 않고
숟가락으로 팍팍 떠서 맛있게 먹는 처녀'들을 보면 다들 아주 좋아할 겁니다.
밥 잘먹은 며느리가 들어 오면 복덩이가 들어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시집을 가선 어떻게 하시든 상관없지만
시집갈 때까지 만이라도 어르신들 앞에서 밥을 드실 때는
가능한 숟가락을 이용하시되 팍팍 떠서 드시기 바랍니다.
아마 밥먹는 모습만 봐도 '무조건 오케이' 하실 겁니다.

좌우간 밥먹는 도구인 밥그릇이나 수저를 선물하는 것은
'건강장수를 비는 뜻' 뿐만 아니라 '복받길 비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우리네 전통 밥주발이나 수저에는 '목숨 수(壽)'자 또는
'복 복(福)'자를 새겨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저의 경우 주로 '은수저'를 많이 합니다만
'은'이란 금속은 우리 몸에 무해하며 오히려 유익한 금속이며
독성물질에 닿게 되면 색이 변질되기 때문에 음식에 독이 들게 되면
금방 알게 되는 바 옛날 임금들도 '은수저'를 사용했다는군요.
그런데 은수저는 약하여 잘 휘어지면 쉽게 변색되어
자주 닦아야 하는 등 실용적이진 못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역시 우리나라의 전통유기인 '방짜수저'를
대신 선물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흔히 우리가 '놋쇠'라고 하는 유기는 크게 두종류가 있습니다.
일반 '놋쇠'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데 비해
'방짜'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라고 합니다.
일부에선 '방짜그릇'은 놋쇠를 두둘겨서 만든 그릇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합금이 다른 것이지 두둘겨서 만든 차이는 아닙니다.
재료가 '구리 78%와 주석 22%'로 된 합금으로 만든 것을 '방짜'라고 합니다.
'방짜'를 주물틀에다 부어서 만들지 않고 불에 달궈 망치로 두둘겨서
만드는 경우에는 휘거나 잘 깨지지 않으며 비교적 변색되지 않을 뿐 아니라
쓰면 쓸수록 윤기가 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방짜는 주로 두둘겨서 만든 것이 않습니다.
방짜는 스스로 자정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음식에 대한 해독 작용을 하므로 건강에 매우 좋다고 하며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가 쓰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방짜수저'도 '은수저' 못지않게 좋은 겁니다.

'방짜그릇'이나 '방짜수저'를 예물로 보내면서
이러한 방짜유기의 장점을 설명해 드리면 아마도
'아주 똑똑한 며느리'라고 많은 점수를 딸 겁니다.